​단델라이언 - 가와이 겐지 

'데드맨'의 저자다. '데드맨' 보다 흥미는 떨어지지만 보다 추리소설에 가까운 치밀한 구성과 완성도있는 반전이다.

이번에도 '허공에 떠 있는 시체' 라는 현실에선 일어날 수 없는 사건을 그린다. 전에 이미 데드맨에서 '진짜 6개 신체부위가 이어붙여서 살아난 사람 아니야?'라고 속아본 적이 있는 터라 이번엔 적.어.도 '진짜 죽기전에 하늘을 날아다닌거 아니야?' 라는 멍청한 믿음을 갖진 않았다..  그리고 나머진 다 틀렸다.. 씁쓸..

대부분 추리 소설은 중요하지 않아 보이는 '진짜 단서'와 그럴듯 해 보이는 '가짜 단서'를 제공해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면

이 책은 도무지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난해한 이야기들만 이어져서 혼란스럽게 한다.

사건은 크게 2개다. 

1. 어느 날 한 폐건물에서 허공에 떠있는 듯한 시체가 발견된다. 밀실살인 사건이고, 죽은 시점은 20년 전이고 그 당시 19세 여대생이다. 모든 단서들을 추리해봤을 때 죽었을 당시 '허공에 떠 있는 상태로'죽었다는 가설밖에 성립되지 않는다. 

2. 최근 발생한 옥상 밀실 살인사건. 범인은 피해자를 불태워죽인 뒤 옥상에서 하늘을 날아서 도망쳤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그것도 눈에 띄지 않게. 

'사자의 이빨 또는 송곳'을 의미하는 단델라이언(Dandelion)은 민들레의 영어 표현이다. 

민들레의 꽃말은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 

처음에 중요한 내용일 것 같아서 찍어둔 '사이퍼 현상'에 대한 내용. 뭔가 이게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중요하게 보이는 여러가지 단서(민들레, 민들레모임, 하늘을나는 소녀 민담, 동아리활동 -병뚜껑, 백신 등) 와 도무지 연관성을 찾을 수 없어서....  그러다 '에라 ~모르겠다' 포기하고 그냥 읽었다. 

결국 2번째 사건은 아예 모르겠고, 1번째껀 그나마 처음에 제시된 '병뚜껑'들을 엄청 많이 모아서 쌓아 올려 피해자를 높은 상태에 두고 밖에서 죽인 뒤 다시 '병뚜껑'을 빼냈나? 라는 결론밖에 내리지 못했다. 

다 읽고나면 소설에 등장한 모든 등장인물과 내용들이 하나도 허투루 쓰인 게 없이 모두 다 '진짜 단서'였음을 알게되어 한번 놀라고. 전혀 연관성 없는 것들이 챡챡챡~ 한데 모여 하나의 내용으로 합쳐진다는 것도 신기했다. 

나중에 다 읽고나니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했던 건 '쌍둥이'와 '민담의 주인공은 1명'이라는 거였는데 왜 그 두개를 이어서 생각 못했지 ...  


추리소설에 가깝지만 꼭 머리를 쓰지 않고도 흘러가는 대로 읽어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게다가 '인간의 본성'에 관한 생각할거리를 던져주기도 하고. 

그런데 하나 오점은 책을 읽은 날짜선택이 잘못됐단거. 모든 생각을 거부하는 일요일에 조금이나마 생각하면서 읽었더니 머리가 아프다... 당분간 추리소설은 안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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