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일의썸머


평소 로맨스 영화는 잘 안보는 편이지만 "너무나 현실 공감하는 영화"라는 강력 추천으로 보게 됐다.
천하의 나쁜년이 등장하는 영화라지만 글쎄.. 영화를 다 보고 난 평은 썸머가 그다지 나쁜년은 아니란거다. (점심시간에 이야기하니깐 남자들은 전부 썸머가 나쁜년이 맞다며 ㅋㅋ ) 단지 운명이라 생각했던 상대에게 이별을 맞은 나머지 사람의 시선에서 그려졌을 뿐. 제3자가 보기엔 한쪽이 더 많이 좋아하고 있는 연애 관계에서 '더 좋아하는 쪽'이었던 ​그는 운명이라고 과대포장하고 있었다.


500일의 썸머는 남자 주인공 톰의 이야기로 그려진다. 특이한점은 시간 순이 아닌 뒤죽박죽 시간순으로 전개된다는 거다.


이별을 맞은 톰, 그녀와의 첫 만남, 사랑했던 순간, 그녀의 다른 남자와의 결혼발표, 또다른 여자와 사랑의 시작.. 마치 친구에게 자신의 연애사를 이야기하듯 기억속에 떠오르는 순서대로 그녀와의 기억을 읊는다.


엇 얘는 내가조아하눈 크리미널마인드에 나오는앤데 ㅋㅋ
운명의 상대를 만났다며 진중한 사랑을 원했던 톰, 그리고 운명을 믿지 않은 썸머, 아이러니하게도 썸머는 운명의 상대를 만나 결혼하게되고, 그는 운명이 아닌 자신의 의지로 다른 여자를 만나게 된다. 또 그렇게 새로운 1일이 시작된다.
인생에서 수만번의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 중 한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엔 동감한다. 이 영화가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얻는 이유는 우리는 언제든 톰이기도 했고 썸머였기도 했던 때문이 아닐까.
현실 공감하게 하는 장면은 사랑에 빠진 톰이 그녀를 회상할때

한가지는 확실해 난 사랑에 빠졌어

아름다운 미소

긴 머리칼

귀여운 무릎

하지만 그녀와의 관계가 악화되자 같은 장면을 회상하며,

그녀를 증오해 

울퉁불퉁한 치아

촌스러운 머리

튀어나온 무릎


심리학자인 가이 윈치(Guy Winch)박사는 이별을 겪어 가슴이 찢어지도록 아플 때 우리는 아픔을 잊고 어서 마음이 안정되기를 원하지만 마음은 '다시는 뜨거운 난로를 만지지 못하게' 아픈 기억을 자꾸만 상기시켜 우리를 기만한다고 써 있다. 이 영화 역시 썸머와의 행복한 기억이 부각돼 있어 톰의 가슴아픈 이별을 공감케 하지만, 위 장면을 보면 톰 역시도 이 이별에서 일방적인 피해자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https://www.psychologytoday.com/intl/blog/the-squeaky-wheel/201712/5-ways-your-mind-deceives-you-when-your-heart-is-broken

킬링 타임하기엔 조은 영화. 하지만 현실 공감 로맨스 영화라면 유쾌한 "하우 투 비 싱글"이 내취향이다.

#500일의 썸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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